오래전에 읽었지만,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 의 대표 소설 '연금술사 (The Alchemist)'는 지금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약간은 몽롱한 것과 같은 분위기로 내내 이어지는 이야기가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고선, 두어번 정도 더 읽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그 소설 말고는 (아직까지는) 다른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을 읽은 적이 없어서 그의 스타일이 이렇다 저렇다, 내가 감히 평가하기는 적절하기는 어렵겠지. 유명세를 얻는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팬이 많은 만큼 비평하는 쪽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고 들은적이 있다. 어찌되었든 파울로 코엘료, 여섯 글자 이름의 이 브라질 출신 소설가는 전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작가임은 분명하다.
예전에 쓰던 노트들을 정리하다가 종이 한 편에 파울로 코엘료의 어록 몇 개를 줄줄이 적어놓은 것을 발견했다. 기억은 잘 안나지만 좋은 글귀라고 열심히 검색해서 적어놓았던 모양이었다. 어렵지 않으면서 약간은 낭만적이고 그렇다고 몽상적이지는 않은 것 같은 글들이었다.
“You drown not by falling into a river, but by staying submerged in it.”
Life sometimes throws you a curveball.
인생은 때때로, 아니 제법 자주, 우리의 예상과 빗나간 길로 우리를 잔인하게 인도한다.
아니, "인도한다"는 너무 순한 표현이겠구나. 갓길로 밀친다고 하는게 더 맞을 것 같다.
튼튼한 다리인줄 알았는데 썩은 다리였고 꽃인줄 알았는데 독초였던 경험.
하지만 아무리 다리에서 떨어지고 독을 삼켰더라도 더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그 자리에서 머무르며 수동적으로 죽음을 기다릴 것인가, 발버둥치며 살기 위해 물살을 가를 것인가.
그지같은 일이 일어났으면 차라리 시원하게 욕을 한바탕 해주면서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 꽉 주고 일어서야지.
원래 인생은 어이없고 불공평한 일 투성이.
때로는 "힘들겠다"라는 위로보단 "정신차려"라고 시원하게 내려치는 등짝 스매싱이 더 힘이 되니,
사람 마음 참 간사하고 웃기다.
“You have to take risks. We will only understand the miracle of life fully when we allow the unexpected to happen.”
항상 가던 길로만 가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바라는 건 바보같은 짓.
결국에는 내가 해보지 않았던 것을 시도하는 모험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길을 가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빈 칸은 빈 칸으로 남겨두기.
그 여백이 있어야 내가 생각치도 못한 신기한 일들이 비집고 들어올 수 있다.
하나하나 모든 빈 칸들을 미친 사람처럼 다 채우면서 살 수는 없잖아.
“Everyone seems to have a clear idea of how other people should lead their lives, but none about his or her own.”
많은 문제들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면 풀리기도 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안개속에서 한 발자국 나오면 길이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는 헤매이면서 남들에게는 쉽게 조언을 줄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남들의 조언이 필요한 것일 수도 있겠다.
내가 가진 문제를 무시하거나 가볍게 여겨서는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그 반대로 너무 확대 해석하지도 말아야한다.
한 발짝 물러나서 내 스스로를 바라보는 연습.
솔직히 지금의 나에겐 그것이 매우 필요하다.
일전에 짧게 리뷰한 적도 있는 '타이탄의 도구들(Tools of Titans)'에도 파울로 코엘료가 나왔었다. 이 책에 거론되는 정말 많은 사람들 이름가운데 낯익은 이름이라 그의 인터뷰 부분을 후다닥 펼쳐서 읽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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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다가 막히면 어떻게 하느냐는 물음에 파울로 코엘료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There is only one thing. When I feel stagnated, I promise myself that [even] if I don't feel inspired, I need to move forward. I need to have discipline...In the middle of a book, there I am: I don't know how to continue the story, even if it's a nonfiction story. But then, I say, 'You, book, are fighting with me. Okay. I'm going to sit here, and I'm not going to leave you alone until I find my way out of this crossroads.' It may take 10 minutes. It may take 10 hours. But if you don't have enough discipline, you don't move forward..."
파울로 코엘료 같은 작가도 매일 자신의 영역에서 악전고트를 벌인다. 때로는 긴 시간동안 길바닥에 주저앉아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거장'인 그도 나와 같은 진흙탕 싸움에선 자유로울 수 없다니, 왠지 모르게 위로가 되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의지"다. 어떻게든 이것을 뚫고 나가겠다는 의지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결국 길은 뚫리게 되어있다.
고흐도 마찬가지 말을 했다.
그의 메시지도 동일하다. "계속 가던 길을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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