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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책 서재: Fiction12

[영어원서리뷰] 살인자일까 억울한 피해자일까. Alias Grace by Margaret Atwood 제가 살고 있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북쪽으로 약 30분정도 올라가면 리치몬드힐(Richmond Hill)이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캐나다 초창기, 당시 유럽을 휩쓸던 기근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새로운 기회를 찾아 영국 등지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생긴, 역사가 깊은 도시입니다. 마가렛 앳우드의 소설 Alias Grace (한국어 번역본: 그레이스)는 바로 이 토론토와 리치몬드힐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미 문학계에서 유명한 캐나다태생 작가 마가렛 앳우드가 실제로 일어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쓴 소설 Alias Grace는 2017년 동명의 미니시리즈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어요.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원작 소설과 별도로 6화밖에 되지 않는 짧은 길이인데다가 대본도 연기도 탄탄.. 2021. 11. 19.
[영어원서리뷰] 노벨상 수상자 토니 모리슨의 처녀작, The Bluest Eye 2016년에 디즈니가 선보인 애니메이션 주토피아(Zootopia)는 제게 있어선 쌍따봉을 자신있게 치켜올리는 명작입니다. 주인공인 주디와 닉을 포함한 영화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들이 하나 하나 참 사랑스럽게 그려졌어요. 너무 안전하고 뻔한 주제만을 고집한다는 평판을 적지 않게 들어왔던 디즈니인데 이 영화의 주제 의식은 통쾌합니다. '차별'이라는 예민한 주제를 얘기하면서도 '역차별'이라는 요소도 포함해, 결국 차별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정해져있지 않다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던졌거든요. '차별'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많은 경우 우리 머리속에서 떠오르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얼굴들은 이미 정해져있는 것 같은 선입견을 발견하곤 해요. 백인과 흑인, 남성과 여성, 부자와 빈자. 전자는 차별의 가해자이며 후자는 차별의 .. 2021. 8. 29.
[영어원서리뷰] 우리들의 꿈은 허상이었을까. 존 스타인벡의 [생쥐와 인간] Of Mice and Men by John Steinbeck '분노의 포도', '에덴의 동쪽', '토르티야 마을 이야기' 등으로 유명한 미국 출신 작가 존 스타인벡.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을 수상한 만큼, 미국 문학에서 그의 이름이 가지는 영향력은 큽니다. 그의 이름과 작품에 대한 정보들은 이런 저런 루트로 많이 접해봤을지언정, 제대로 읽은 적은 언제였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해 올 해에는 계획적으로 존 스타인벡의 작품들을 챙겨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중순이 다 되어서야 읽은 존 스타인벡의 첫번째 책입니다. 짧은 소설 노벨라(novella: Short story보다는 길고 일반 소설보다는 짧은 단편 소설)인 생쥐와 인간, Of Mice and Men 입니다. Of Mice and Men by John Steinbeck (USA) Originally publishe.. 2021. 8. 10.
[영어책리뷰, 서평]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Metamorphosis). 끝끝내 그는 누구였던 것일까. 짧지만 긴 여운을 주는 소설. 짧지만 문학계에 큰 파동을 일으키는 소설. 짧지만 두고두고 회자되며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소설.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소설 '변신 (Metamorphosis)'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요. 결코 길다고 할 수 없는 길이이기에 소설의 마지막까지 마침표를 찍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중간에 몇번이고 돌아가서 특정부분을 반복해서 천천히 음미하듯 읽고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고 멍하니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그래서 같은 양의 다른 글들에 비해 결론적으로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린 소설이 되어버렸어요. '내가 배가 고픈데 어떤 음식을 먹을까?'라는 질문에 각자가 선택하는 기준은 다릅니다. 누구는 영양소, 누구는 편의성, 누구는 맛, 누구는 칼로리를 먼저 .. 2021. 5. 26.
[영어원서리뷰, 서평] 조지 오웰의 1984, 끔찍하도록 잔인한 그들의 혹은 우리들의 세계 아쉽게도 성함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중학교때 국사 선생님이 해주셨던 어느 한 말씀은 지금도 똑똑하게 기억에 납니다. "역사를 변경하는 가장 쉬운 방법중의 하나는 명칭을 바꾸는 것이다." 민중운동을 폭동으로, 저항을 반항으로, 비판을 폭력으로 바꾸기만 해도 (혹은 반대로 바꿀 수도 있겠지요) 그 역사적 사건의 성질이며 색채가 극명하게 달라지며, 따라 동시대의 국민들, 그리고 후세들이 그 사건을 대하는 자세 역시 드라마틱하게 바뀔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교과서에 실린 역사 이야기는 누군가의 주관이 아닌 순도 100%의 객관적 사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당시의 순진했던 중학생인 제게 굉장히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말이었어요. 그 한마디가 지금까지도 가슴에 콕 박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 2021. 5. 24.
[영어원서리뷰, 서평] Animal Farm '동물농장': 명작인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누구나 손가락만 있으면 칠 수 있는게 피아노라지만 일반인이 치는 피아노 연주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치는 연주는 비교할 수 없듯이 누구나 쓸 수 있는 게 글이라지만 머리를 한 대 띵, 하고 얻어맞은 것 같은 전율을 주는 작가가 있습니다. 얽히고 섥힌 세상사의 일들을 마치 하늘위에서 바라보는 것 같이,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흥미진진한 묘사와 표현으로 섬세하게 그것들을 언어들의 멜로디로 풀어내는 작가들을 볼 때면 '와-'하는 경탄이 저도 모르게 터져나옵니다. 특히 이러한 점들은 시대, 문화,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인간사의 '보편성'이라는 것과 닿을 때 더욱 빛이 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책들은 제법 긴 시간의 텀을 두고 읽으면 의미가 다르게 다가옵니다. 책은 변하지 않았지.. 2021. 5. 22.
[영어원서리뷰, 서평] The Road: 더 로드, 생존을 위한 외로운 길 위의 아빠와 어린 아들 세상의 종말에 대한 이야기를 상상해서 그리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 포스트아포칼립틱(post-apocalyptic)' 문학작품은 문명과 사회, 시스템이라는 것에 가려져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인간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것들까지 가감없이 살펴볼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집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주제를 가진 작품들은 옛날부터 꾸준히 쓰여졌으며 독자층들도 단단한 편인 것 같습니다. 많은 아포칼립스 소설들 중에서 '더 로드' 이 소설이 가진 특유의 스탠스는 작가가 이야기를 서술함에 있어 철저하게 지킨 '한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세계를 뒤흔든 대재앙이 무엇이었으며 언제 어떻게 어디에서 일어났는지 작가는 설명하지 않습니다. 오직 그 재앙이 일어난 후, 우연하게 생존한 한 남성과 그의 어린 아들에게 모든 초점을 맞춥니다.. 2021. 5. 9.
[영어원서리뷰, 서평] 거부하기 힘든 나쁜 남자의 치명적인 매력 'The Picture of Dorian Grey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반대되는 방향성을 가진 두가지의 속성이 하나의 동일한 매개체를 통해 동시에 우리에게 전해질 때, 우리는 이 '이중성'에서 묘한 매력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뜨겁지만 차갑고 연약하지만 강하고 아프지만 포근하고 험악하지만 부드럽고. 이러한 모순성의 매력은 사람에게도 어느정도 포함됩니다. 한 예로 "아기같은 얼굴에 그렇지 않은 몸매" 같은 묘사로 표현되는 연예인들은 주로 그러한 모순성이 대중들에게 매력으로 어필될 때가 많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들과 다른 모습을 상대에게 발견했을 때, 그 대상에게 더욱 큰 매력을 느끼고 마음이 끌리게 되나봅니다. 이러한 연유가 많은 여성들이 '나쁜 남자'에게 끌리게 하는 게 아닐까, 라고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잘생긴 얼굴에 그렇지 못한 성정의 '나쁜 남자'는 많은 .. 2021. 5. 7.
[영어원서리뷰, 서평] Fahrenheit 451 (화씨 451): 읽는 것, 아는 것에 대한 투철한 고민 다른 말로 역유토피아.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행복한 상태의 가상세계 유토피아와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부정적인 모습의 미래 세계를 그묘사함을 통해 오늘날 현실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문학작품을 뜻하는 '디스토피아 소설 (Dystopian Fiction)'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가상의 이야기이지만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 정말 있을 법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익숙함에 가려 보지 못했던 오늘날의 우리의 모습을 까칠하고 깐깐한 시선으로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죠. 2021.03.27 - 무섭도록 매력적인 장르, 디스토피아(Dystopia) 무섭도록 매력적인 장르, 디스토피아(Dystopia) 인간의 역사를 생각할 때 우리는 흔히 인간은 길고 오랜 시간동안 더 나은 삶.. 2021. 4. 2.
​[영어시] All the World's a Stage​ by William Shakespeare​ "All the World's a Stage"는 영문학을 아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하는 이름,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희극, 'As You Like It"에서 나오는 대사입니다. 2막 7장(Act II Scene VII Line 139)에서부터 시작되는 제이키스(Jaques)가 하는 대사(독백)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나열했다는 점에서 특히 큰 주목을 받았고, 다른 여러 작품(문학작품 포함)에서 인용되기도 했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7단계로 나누어서(seven ages of man) 이야기합니다. ​ ​ ​ All the World's a Stage ​By William Shakespeare ​ All the world's a stage, And all the m.. 2021. 2. 27.
[영어시]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고요? -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알뜰신잡 영상 링크 추가) 시인 남편과 시인 아내. 시인 부부들은 어떠한 교감을 나누면서 살까.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이라고 하면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Elizabeth Barret Browning)은 시에 큰 관심이 없는 나 조차도 이름을 들어볼 정도로 유명인사다. 엘리자베스는 사랑시로 더욱 유명한데 그 대상이 남편인 로버트 브라우닝이라는 사실이 더욱 그녀의 시를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지금 언어로 말하면 '금수저 집안', 그러니까 커다란 농장 경영으로 엄청난 부호의 집안이 딸이었던 엘리자베스. 그리고 평범한 은행원이었던 로버트. 둘이 처음 만났을 때에 그 둘의 '시인'으로써 커리어 사이에도 굉장한 차이가 있었다. 당시 엘리자베스는 이미 몇 권의 시집을 펴낸, 제법 이름이 알려진 시인이었지만 .. 2021. 1. 22.
[영어시] 모든 길은 아름다웠다. 다시 읽는 '가지 않은 길 ' - 로버트 프로스트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그리고 다른 한 길을 택했다,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좋은 이유가 있는 길을" 사실 북미던 한국이던 '시'는 '소설'이나 '논픽션'에 비해 일반적으로 마니아층이 적은 분야라 의무적으로 배워야 하는 수업 시간이나 일부러 찾아 읽지 않는 이상 일상에서 접하게 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같은 뜻을 가진 동의어라도 약간의 차이에서 오는 미묘한 느낌의 변화, 적은 수의 단어들로 그림을 그려내는 표현법 같은 것들을 배우면 generally, 나의 작문 실력에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서 얼마전부터 조금씩 일부러 찾아 읽고 있는 중. 평소 자주 읽는 논픽션이나 소설책과는 너무 다.. 2021. 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