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권 (북미기준) 시장에서 애용되는 여러가지 블로그 플랫폼들중 현재 기준, 미디엄(Medium)을 가장 많이 찾아보는 것 같다.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 나심 탈렙(Nassim Nicholas Taleb)과 같은 세계적인 thinker들이 직접 글을 올리기도 하는 곳인 만큼, 양질의 컨텐츠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듯 하다. 무료로 볼 수 있는 컨텐츠들도 많지만 아무런 제약없이 보려면 아무래도 유료로 다달이 돈을 내야하는데, 많은 브레인들이 자유롭게 자신들의 의견을 나누는 자리에서 끼어들 수 있는 단계까지는 아직 되지 못하더라도 청강하는 것이 어디냐 싶어, 얼마전부터 유료 멤버쉽을 끊은 상태다.
읽고 싶은 글을 클릭하면 대충 이 글을 읽는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리는 지, 숫자로 시간이 표시되는데 어떤 건 3분 정도의 짧은 글이지만 어떤 건 20분 정도 걸리는 긴 글도 있어 현재의 상황에 맞게 골라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2020년에서 2021년으로 넘어오면서 읽은 책 When to Walk Away를 읽으면서 기억 저 편에서 중학교때였나, 읽었었던 시집의 제목이 떠올랐다. 류시화 시인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라는 시집.
한 해, 한 해, 내 나이가 부담스러워지고 무거워지게 되면서, 내가 그동안 얼마나 한심하고 어리석게 살았는지 문득 깨달아서 내 자신이 굉장히 한심하게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감사하게도 그런 무거운 감정은 약간의 열병처럼 잠시동안만 나를 스치고 갈 뿐인데, "지금 알고 있는 걸 예전에도 알았더라면 정말 얼마나 더 좋았을까"라는 아쉬운 생각은 제법 꼬리가 길어서 한참동안 여운을 남긴다.
"It is a shame if we do not gain anything from pain" 이라고 했다. 예전에는 "아, 좋은 말이네"라고 쓱 보고 넘겼던 것도 지금은 한 번 더 꾹꾹 눈에 담아 넣고 입술로 중얼중얼 되내어본다. 내가 나를 좀 더 보듬어 주고 예뻐해주지 않으면 아무도 먼저 그렇게 해주지 않는 다는 걸 알았다.
너무 좋아서 블로그를 연 사상 이래로 가장 긴 시간을 들여 쓴 리뷰, When to Walk Away:
2021/01/21 - [영어원서리뷰] 이 책을 과거에 읽었더라면... 강력 추천! When to Walk Away (1/2)
앗, 말이 길어졌다.
미디엄에서 George J. Ziogas라는 휴먼리소스에서 일한다는 사람이 쓴 Life Lessons Learned in My 40’s That I Wish I Could Tell My 20-Year Old Self 라는 글을 읽었다. '이 사람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많이 했구나', '엇, 이건 나도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좋은 포인트인데?' 싶은 생각이 들어서 핸드폰으로 잠깐 읽으려던 글을 쪼그려앉아서 끝까지 휘리릭 정독했다.
미리 앞서 인생을 살아간 선배들의 (물론 나이가 많다고 모두가 인생의 '선배'인 것은 절대 아니다) 진솔한 이야기들은 내가 인생을 좀 더 밀도높고 효율적으로 사는 데 제법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물론, 살아가는 시대, 살아가는 배경이 다른 만큼 취할 것만 골라서 취해야 한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다.
읽은 내용들 중 몇가지만 추려보았다.
Debt Isn’t Normal
주택융자(monthly mortgage repayment)나 자동차융자(car payments) 같은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과도한 개인 빚, 그리고 신용카드 빚은 절대 좋은 것이 아니다:Excessive personal loans and credit cards are not the way forward.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현금 안에서 살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정말 그것이 내가 과연 필요한 것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신용카드를 쓰는 것은 신용점수를 올려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으나 절제 없이 쓸 경우, 내 미래에 족쇄만 채우는 꼴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돈관리는 정말 정말 중요하다.
Friends > Relationships
사랑과 우정 중에 택1일을 하라는 유치한 질문을 많이 본 적이 있다. 그때마다 든 생각이 왜 꼭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걸까, 라는 의문이었다. 정말 좋은 사람과 하는 사랑이라면 내 우정을 존중해 줄 것이고 정말 좋은 친구와의 우정이라면 내 사랑을 응원해주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라는 (조금은 이상적일 수도 있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George J. Ziogas는 40 즈음에는 예전의 친구들을 많이 잃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어릴 적에는 같은 동네,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것만으로도 친구를 만들었는데 각자의 삶이 복잡해지고 바빠지면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숫자가 적어지는 것은 아마 많은 사람들이 겪는 공통적인 경험인 것 같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 무조건 우정을 고르라는 맹목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순간적인 감정에 빠져, 내 주변의 좋은 친구들을 다 버릴 정도로 절제없는 사랑은 위험하다는 뜻이다.
사실 어쩌면 그건 정말 진짜 사랑이 아닐지도 모르겟다.
The Overrated Big Wedding
분명 결혼은 인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결정이고 그렇기 때문에 결혼식은 평생을 기억해야 하는 중요한 날인 것은 맞다.
그러나 너무 과도하게 결혼식을 하는 것은 결혼 후에 펼쳐질 미래의 내 삶에 더 큰 빚만 얹는 꼴이 될 수 있다.
또한 결혼식 하루를 위해서 수많은 날들을 웨딩플랜에 보내야 한다면, 그것이 정말 시간을 보내는 현명한 방법인지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George J. Ziogas는 과거의 자신에게 "성대한" 결혼식 보다는 "의미있는" 결혼식을 올리는 것을 선택하고 대신에 정말 좋은 허니문을 떠날 것을 조언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동의하는 부분이다.
Less Stuff Is Better
사람이 살아가는데 물건은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혹시 나는 쓸모없는 물건들에 쌓여 에너지소모만 하고 있지는 않은가?
어쩌면 과도한 소비를 권장하는 사회이다. 빠르고 생각 없는 소비는 많은 물건들을 내 구역으로 들여오게 만들고 깨끗하고 깔끔하게 정리되어야 할 곳들이 쉽게 더럽혀지게 만든다. 과도한 쓰레기들을 배출하는 것은 덤이다.
현명한 소비생활이 중요하다. 당신의 인생은 당신의 소유물보다 더 중요하다.
그 외, 짧게 전하는 인생 교훈들: Quick Lessons
-
It might hurt, but you should always tell the truth. 아프더라도 항상 진실만 말하라.
-
You’re going to be fine! 괜찮아, 넌 잘 될꺼야!
-
Drink more water. 충분한 수분 섭취.
-
Don’t forget to wear sunscreen every time you leave the house. 선크림 꼬박고박 바르기.
-
It’s okay to put yourself first and say no to the things (or people) that drain your energy. 내 에너지를 뺏는 물건과 일들에 "노"라고 단호하게 말하기.
-
Be open and honest about what you want, no one will read your mind. 내가 원하는 것들을 솔직하게 표현하기.
-
Listen when people show you who they are. 남의 말 경청하기.
-
Let yourself make mistakes, it’ll be okay. 스스로에게 실수할 기회를 충분히 주기.
-
Be tough. 약해지지 말자!
-
Don’t waste your time on toxic people. 좋지 않은 관계는 빨리 끊어내자.
-
Be kind. 항상 친절하기.
'Note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공, 잘 사는 삶에 대한 물음 : '무엇이 성공인가' - 랄프 왈도 에머슨 (0) | 2021.01.30 |
---|---|
상대방의 믿음을 빠르게 얻을 수 있는 10가지 효과적인 테크닉 (0) | 2021.01.28 |
삶의 끝자락에서 지성의 큰 어른이 전하는 진심. 이어령 인터뷰. (0) | 2021.01.19 |
[영숙어] "토익 900점이 알려주는 이것만 보면 되는 전치사" + 약간의 덧붙임, 수정 (0) | 2021.01.15 |
성공적인 하루를 위해서 당신이 반드시 '아침 시간'을 목숨걸고 지켜야 하는 이유 (0) | 2021.01.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