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을 검색하면 위키피디아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Ralph Waldo Emerson, who went by his middle name Waldo, was an American essayist, lecturer, philosopher, and poet who led the transcendentalist movement of the mid-19th century.
미국을 대표하는 사상가, 철학가들 중의 한명으로 손꼽히며 19세기 중반 초월주의 운동에 큰 영향을 끼쳤던 랄프 왈도 에머슨. 그의 펴낸 에세이집 '자기신뢰(Self-Reliance)'는 신기하게도 명성에 비해(?)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모습이다. (굿리즈 goodreads.com을 검색해보면 그의 책 'Self-Reliance' 에 대한 리뷰가 포스트 작성일 기준, 7천3백개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친다. 여러 다른 유명 고전 책들에 비해 적은 숫자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스는 에머슨의 철학을 가사로 구현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어느 인터뷰에서 자신의 3대 애독서로 셰익스피어의 희곡과 허먼 멜빌의 '모비딕(The Book of Moby Dick; or The Whale)' 그리고 랄프 왈도 에머슨의 '자기신뢰론'을 꼽았다고. 에이브러험 링컨 전 대통령 역시 그를 '미국의 아들'로 표현했다.
유명인들이 어떤 특정 인물을 공통적으로 칭찬할 땐, 그 사람이 어떠한 사람이었는가를 살펴보게 된다. 늘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때때로 좋은 교훈을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수많은 명언을 남겼다는 에머슨의 명언들을 찾아보다가 '무엇이 성공인가? (What is success?)'에 관한 짤막한 글을 읽었다.
이미 생각하고 있는 책들 외에, 읽으면 좋은 다른 책들은 무엇이 있을까 검색해보다가 "죽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들"이라는 표현과 함께 거론되는 책의 리스트들을 보았다. '죽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한다' 라는 표현은 '이 책들은 그만큼 훌륭하며 이 책들을 읽으면 당신의 인생이 변화될 것이다' 라는 의미를 함축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어떤 것들이 있나 좀 더 찾아보게 되었다. 어떤 리스트들은 20여권, 50여권 정도로 짧았다. 100권 정도의 reasonable한 리스트들도 제법 눈에 많이 띄었다. 그러다가 무려 1천권의 리스트를 작성해놓은 어느 블로그의 글을 보게 되었다. 1천권이라면 정말 만만치 않은 양인게, 일년에 총 52주가 있으니 한 주에 꼬박 꼬박 1권씩 정독, 완독을 한다고 치면 무려 20년의 시간을 들여야 하는 양이기 때문이다.
20대의 청년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블로거는 본인이 이 모든 책을 다 읽었노라고 주장하며 그중의 1/5정도는 리뷰를 쓴 듯 보였는데 솔직히 그의 주장이 정말일까, 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다. 1천권의 양도 양이지만 그의 리뷰를 몇개 살펴본 결과 정말 그 책들을 읽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책의 표지에 대한 이야기, 검색만 하면 쉽게 얻을 수 있는 작가에 대한 소개글이 전부였으며 책의 진짜 내용, 그리고 그 내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찾을 수 없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그의 그런 블로그글에 하트를 날린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는 사실이었다. 그 블로거가 정말 그 모든 책들을 다 읽었는가, 그렇지 못했는가의 사실여부를 떠나 "죽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하는 1천권"이라는 제목의 포스팅에 열광하고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우리네 삶이 참으로 피곤하다고 느껴졌다.
'성공'이란 단어를 흔히 생각하는 어떠한 경제적인 수치를 넘어 '잘 사는 삶'이라고 정의한다면 우리는 어쩌면 (약간의 과대해석일 수 있겠으나) 저 많은 책들을 다 읽어야만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로 우리 스스로에게 많은 짐을 부과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렇게 큰 노력을 장시간을 들여서 꾸준히 해야만 보일 수 있는게 성공의 그림자라면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삶은 그 삶이 가진 가능성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하는거야? 라는 조금은 삐딱한 생각이 그 뒤를 따라왔다.
혼자만의 여러 생각속에 반항 아닌 반항적인 마음이 삐죽삐죽 새어나오려고 할 때, 우연히 하지만 타이밍이 기가막히게도 랄프 왈도 에머슨의 '무엇이 성공인가?'라는 글을 보게 되었다.
'잘 사는 삶', '성공'이란 단어들은 추상적이고 광대한 만큼 한가지 답은 절대 없으며 분명 어느정도는 개인적인 레벨에서 해석되고 적용되어야 한다. 결국에 이 모든 미스테리들을 푸는 열쇠는 '자기주도성'일지도 모르겠다. 남이 이렇다 저렇다, 아무리 좋은 말을 해 줄 지언정 어느것을 들을 것이며 어느 것을 취할 것인지는 내가 스스로의 주도성을 가지고 내려야 하는 '나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What is Success?
To laugh often and much;
to win the respect of intelligent people and the affection of children;
to earn the appreciation of honest critics and endure the betrayal of false friends;
to appreciate the beauty;
to find the best in others;
to leave the world a bit better, whether by a healthy child, a garden patch
Or a redeemed social condition;
to know even one life has breathed easier because you have lived.
This is to have succeeded!
무엇이 성공인가 - 랄프 왈도 에머슨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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