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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책 서재: Non-fiction

[영어원서리뷰, 서평] 2030: 2030년이 궁금해? 그럼 이 책은 어때? 2030 축의 전환

by Abigail 2021. 2. 1.

2030년, 더이상 먼 미래의 숫자가 아니다. 

 

 

 

"I urge that we avoid linear thinking, sometimes called vertical thinking. Instead, I suggest we approach change laterally."
"(우리앞에 다가올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수직적 사고, 혹은 직선적 사고방식을 피할 것을 강력히 권고합니다. 그대신 수평적 사고방식을 통해 변화를 모색하는 것을 권합니다."

 

2년째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의 여러 모습들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전세계적인 팬더믹이라는 '흑조(Black swan)'의 등장으로 인해 기존에 나타나고 있던 여러 변화들에 큰 가속이 붙었다.

 

청동기에서 철기,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넘어가는 것 처럼, 지금 이 시간이 역사적으로 하나의 큰 페이지를 넘기는 것과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존의 것들이 더욱 빠른 속도로 사라질 것이며 공상 과학소설속에서나 가능할 것이라고 여겨졌던 것들이 일상의 구역으로 무섭도록 침범해 올 것이다. AI, 로봇화, 가상화폐(cryptocurrency) 등으로 표현되는 4차 산업혁명이 이미 뿌리를 깊게 내리고 크고 튼튼한 싹을 지면위로 들어올리고 있다.  

 

영어 표현에 "Ostrich's head buried in the sand"라는 말이 있다. 타조가 겁을 먹으면 머리를 모래속에 파묻는다는 이야기(사실 이것은 오해다. 타조는 겁을 먹어서 모래속에 머리를 파묻는게 아니라 알을 낳기 위해 땅을 판다고.)에서 생겨난 말이다. 이미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 모래속에 머리를 푹 묻고 지금 일어나는 일을 부정하려고만 하는 불쌍한 타조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생존을 위해, 그리고 잘 사는 삶을 위해 배워야 한다. 

 

이 책, '2030'은 그러한 책이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미래라지만, 그러한 미래를 조금 더 현명하게 접근하기 위한 여러 생각해 볼만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2030: How Today's Biggest Trends Will Collide and Reshape the Future of Everything

 


 

한국어 번역본: 2030 축의 전환

카테고리: 경제, 경영, 트렌드, 미래학

Amazon.com 별점: (포스트 작성일 기준) 4.4/5, 리뷰 351개

Goodreads 별점: (포스트 작성일 기준) 3.71/5, 리뷰 463개 

 


 

 

 

 

이 책의 내용을 한가지 단어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다음과 같은 단어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Lateral Thinking. 수평적 사고.

 

이 책의 곳곳에서 이 단어는 반복적으로 튀어나온다. 우리네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물결을 정확히 목도하고 인지하며 나아가 그 물결을 잘 타고 넘어가기 위한 키워드로 책의 저자 마우로 기옌 (Mauro F. Guillen) 와튼스쿨 교수가 선택한 단어이다.

 

이 책의 서문에서 기옌 교수는 수평적 사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It essentially involves reframing questions and attacking problems sideways. Breakthroughs occur not when someone works within the established paradigm but when assumptions are abandoned, rules are ignored, and creativity runs amok.
(수평적 사고란) 근본적으로 말해 질문을 새로 고치며 문제들을 측면에서 공격하는 것을 뜻한다. 돌파구는 정해진 패러다임 안에서 일할 때가 아닌, 기존의 가설들을 버리고 규칙을 무시하며 창의성이 활발하게 교류될 때 생긴다. 

 

 


 

에어비앤비는 중장년층에게 새로운 수익 창출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은행의 역할을 대체했다. 

 

 

에어비앤비는 은행의 라이벌?

 

2008년,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숙박 공유 서비스 비즈니스인 에어비앤비(Airbnb)는 단시간에 급격히 성장해, 2020년말 기준, 전세계 5천명이 넘는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엔 7500명정도 였으나 코로나로 인해 1900명을 감축했다). 여행자들이 호텔보다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머물 수 있는 곳을 구한다는 경제적 장점 이외에 현지인들과 교류하며 현지의 문화 또한 체험해 볼 수 있다는 문화적 장점이 있다.

 

흥미로운 것은, 에어비앤비가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면서 기존 은행들의 성과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준다는 것이다. 

 

자식이 성장해 집을 떠난 중장년층을 일컫는 빈둥지족(empty-nesters). 이들 중 많은 수가, 자신들이 저축해온 돈과 매달 고정적으로 받는 연금만으로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기에 어려움을 느낀다. 이같은 경우, 그들이 가진 가장 큰 자산인 '집'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오랜 시간, 보편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기존의 방법으로는 크게 은행에서 주택 담보 대출(home equity loan)을 받는 방법, 그리고 역 모기지 (reverse mortage: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나 자체수입이 부족할 경우, 보유주택을 담보로 소유자 및 배우자의 사망 시까지 노후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연금 형태로 받는 제도)를 신청하는 방법, 두가지가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각각의 단점이 있다. 주택 담보 대출은 결론적으로는 빚을 떠안게 되며 매달 대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것에서 오는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있다. 역 모기지의 경우, 자녀들에게 집을 유산으로 남겨줄 수 없다.

 

하지만 집의 빈 방을 활용해 에어비앤비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면 어떻게 될까? 에어비앤비 특유의 낮은 문턱과 유연한 스케쥴링을 통해 숙박업의 경험이 없는 사람이더라도 어렵지 않게 투숙객들에게 방을 빌려줄 수 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빈둥지족들은 더이상 경제적인 필요을 채우기 위해 은행에 불편한 걸음을 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니즈'를 읽어내는 것이 미래에 성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의 기반이다. 

 

에어비앤비는 동시대의 트렌드를 읽어내고 이를 유연하게 창의적으로 적용함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평가된다. 산률의 저하, 수명의 연장, 공공 연금만을 통해 미래에도 충분히 생계를 꾸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심과 불안, 스마트폰과 앱의 사용 증가, 그리고 공유 경제의 성장, 이 모든 것들이 에어비앤비의 성공에 발판이 되었다. 

 

 


 

 

풍부한 기회의 땅 아프리카. 이제 그곳을 주목하라. 

 

 

무서운 성장세의 아프리카 인구

 

현재 20-30대를 지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의 부모님 세대만 하더라도 결혼은 보편적인 것이었으며 2명 이상의 자녀를 낳는 것 역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일이었다. 이러한 트렌드는 바로 다음 세대에 뒤바뀌어 버렸다. 그들의 자녀들의 결혼을 더이상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바라보며 공부, 직장 등을 위해 결혼을 뒤로 미루거나 아예 하지 않기도 한다.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낳지 않는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선진국(developed countries)들에게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동아시아, 유럽, 그리고 북미에서는 이미 인구증가에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비율로 따지자면 선진국에서 태어나는 1명의 아이당 개발도상국에서는 9명의 아이가 태어나고 있는 꼴이다.

 

현재와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2030년,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sub-Saharan Africa)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이 될 전망이다. 1950년과 2015년 사이에 아프리카의 사망율은 무려 65%나 줄어들었으며 이를 통해 아프리카의 국가들이 과거보다 긴 수명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10년동안 아프리카의 대륙에서 약 4억 5천만의 생명들이 태어날 것이 예측된다

 

아프리카 대륙의 급격한 인구 성장은 분명 글로벌 마켓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미래의 비즈니스의 큰 축을 맡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현재 북미와 유럽이 쥐고 있는 마켓의 주도권의 상당부분이 아프리카로 넘어갈 것이라고 예측하는 근거가 바로 여기에 있다.

 

향후 아프리카가 세계 시장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프리카가 가진 여러가지 문제들을 어떻게 풀 것인가에 대한 것들도 고려해봐야 한다. 곳곳에 일어나고 있는 종교적, 민족적 갈등, 숱한 내전들, 심각하게 시대에 뒤떨어진 정치적, 사회적 모습을 가지고 있는 여러 국가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인구를 통한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현명한 접근이 필수다.

 

 

 


 

 

밀레니얼들의 소유에 대한 가치 변화는 공유경제의 큰 발전을 가져왔다. 

 

 

직장을 가지고 싶지 않은 사람들

 

 

과거 세대는 고정된 직장을 가지고 고정된 스케쥴에 일을 함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이러한 "고정적인 직장"은 밀레니얼 세대에서는 더이상 보편적인 것이 아닌 듯 보인다. 어느 단체에 속하여 일을 하는 것이 아닌, '태스크래빗(TaskRabbit)'과 같은 디지털 협업 플랫폼을 통해 특정 테스크를 받고 그것을 통해 경제적인 수익을 얻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gig work라고 한다. 2018년에는 미국내에서 2천만여명이었던 gig worker들이 2020년에는 4천만명 이상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밀레니얼들은 '고정된 것'을 탈피한다. 이것은 소유의 개념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들에게 있어서 더이상 '집'은 반드시 가져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파이낸셜 타임지(The Finanncial Times)는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From New York and London to New Delhi and Shanghai, millennials are increasingly blurring the lines between home, work and play - sharing spaces to save money and time as well as make new friends.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경우, 1982년에는 20-25세 사이의 청년들중 92%가 운전면허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2015년에는 이 수치가 77%로 줄어들었다. 글로벌 통계에 의하면 최소 2/3의 성인들은 자신의 집과 자가용을 다른 사람들과의 공유를 위해 내놓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소유보다는 공유를 원하는 밀레니얼들의 트렌드는 공유경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성장시킨다. 1대1 대여, 크라우드펀딩, 크라우드소싱, 리셀링, 협업프리랜싱 등과 같은 일들이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관련된 비즈니스의 성장 크게 기대되는 추세다. 아이디어와 아이디어, 비즈니스와 비즈니스 사이의 선이 옅어지고 있으며 사람과 사람들 사이의 치밀한 네트워킹은 더욱 복잡해지는 것이다.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로 둘러쌓이게 되는 '변화'는 누구에게나 어렵고 무섭게 다가온다.

새로운 것이기에 누구나 장담할 수 없고 누구나 실수를 안할 수는 없다. 

 

책의 뒷편에 나온 노벨문학상,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의 작가 윌리엄 포크너(William Faulkner)의 어록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You cannot swim for new horizons until you have the courage to lose sight of the shore."
"새로운 지평을 향해 헤엄치기 위해서는 시야에 해안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나아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겨울왕국2에서 자신을 부르는 미스테리한 소리를 듣고 미지의 세계로 나아갔던 엘사가 목청 높여 부르던 "Into the Unknown"의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깔려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 변화의 소용돌이를 겪고 있는 오늘날이다.

 

어렵다고, 잘 모르겠다고, 이런건 과거에 배운 적 없다고 주저앉아 엉엉 울기만 하는 어리석은 선택은 절대적으로 피하고 싶다. 많이 넘어지더라도 앞으로 나아가려면 나를 자꾸 부딪혀서라도 나의 날을 날카롭게 갈고 끊임없이 배우는 수 방법들 밖에 난 아는 것이 없다.

 

그래서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이런 책들이 고맙게 느껴진다. 잘 살기 위한 읽음이며 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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