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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책 서재: Fiction

[영어원서리뷰, 서평] 거부하기 힘든 나쁜 남자의 치명적인 매력 'The Picture of Dorian Grey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by Abigail 2021. 5. 7.

 

반대되는 방향성을 가진 두가지의 속성이 하나의 동일한 매개체를 통해 동시에 우리에게 전해질 때, 우리는 이 '이중성'에서 묘한 매력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뜨겁지만 차갑고 연약하지만 강하고 아프지만 포근하고 험악하지만 부드럽고.

 

이러한 모순성의 매력은 사람에게도 어느정도 포함됩니다. 한 예로 "아기같은 얼굴에 그렇지 않은 몸매" 같은 묘사로 표현되는 연예인들은 주로 그러한 모순성이 대중들에게 매력으로 어필될 때가 많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들과 다른 모습을 상대에게 발견했을 때, 그 대상에게 더욱 큰 매력을 느끼고 마음이 끌리게 되나봅니다.

 

이러한 연유가 많은 여성들이 '나쁜 남자'에게 끌리게 하는 게 아닐까, 라고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잘생긴 얼굴에 그렇지 못한 성정의 '나쁜 남자'는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빼앗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모성본능까지 건드립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문학이나 영화 등에서 나타나는 '나쁜 남자'는 시대와 나라, 문화를 불문하고 꾸준히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것을 보면 분명 그들이 가진 유혹의 힘은 분명한 듯 해요.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_1
영어원서 리뷰 영어원서 추천: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Oscar Wilde(오스카 와일드)의 대표적 저서, 그의 유일한 장편소설인 'The Picture of Dorian Gray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를 읽으면서 거부하고 싶지만 끌리게 되는 치명적인 매력, '나쁜 남자'의 매력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주로 탐미주의, 유미주의라는 주제로 많이 거론되는데요, 그러한 점이 이 책의 큰 특징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이 책이 세기가 지나도록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또다른 이유들은 무엇일까 조금 고민해보니 이 책의 주인공 '도리안 그레이'가 풍기는 특징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어요.

 

 

 

남자, 여자 구분없이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특출하게 뛰어난 미모를 가졌지만 그 안에는 남에게 말못할 비밀을 근 20년간 가지고 사는 이 남자. 모든 상황에 태연하고 다른 사람들의 아픔과 무관한 삶의 태도를 가지고 싶어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힘없이 아스라지는 위태위태한 죄책감과 연약함에 자신 스스로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이 남자. 

 

 

 

실존인물이라고 한다면 너무 위험해서 반드시 피해야 하는 사실이 극명한 위험인물이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더더욱 자꾸만 마음속에서 그와 만나보고 대화를 나누고픈 호기심을 부추기는 인물.  

 

많은 사람들은 이 책이 저자 오스카 와일드의 자전적 요소를 상당부분 담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요? 오스카 와일드가 세상을 뜬 지는 1백년이 더 되는 시간이 훌쩍 넘었지만 프랑스 파리에 있는 그의 묘지에는 전세계에서 몰려든 수많은 (여성)팬들의 사랑의 표식이 식을 줄 모른다고 하니까요.

 

 

2021.05.06 - 나쁜 남자. 거만한 패셔니스타. 댄디한 유혹자 작가, 오스카 와일드

 

나쁜 남자. 거만한 패셔니스타. 댄디한 유혹자 작가, 오스카 와일드

'현대의 마키아벨리'라는 별명을 가진 미국의 유명작가 로버트 그린(Robert Greene)은 그의 유명한 저서 '유혹의 기술(The Art of Seduction)'에서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본명 Oscar Fingal O'Flahertie 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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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안 그레이의 초상_2
영어원서 리뷰 영어원서 추천: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The Picture of Dorian Gray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Originally published: July 1890

Author: Oscar Wilde

Original language: English

 

 


 

 

 

이 책은 구매하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특이사항이 있습니다. 버전이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 책이 처음 발간되었을 때 사회에서는 이 책에 들어있는 상징적 성적인 요소가 너무 강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래서 오스카 와일드는 책의 내용을 일부 수정해야 했지요.

 

이 책은 원래 13개의 챕터로 쓰여져 있는데 이 책이 발간된 Lippincott's Monthly Magazine의 편집자 J. M. Stoddart가 내용을 추가 수정하여 발간했습니다. 오스카 와일드가 직접 수정한 뒤 제출한 버전인 'uncensored version'2011년 하버드 대학교 출판사(Harvard University Press)를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보여졌습니다.

Harvard University Press의 버전을 보려면 이 곳을 클릭

 

제가 읽은 버전이기도 한 20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버전은 13개의 챕터에 들어간 내용을 20개로 다시 나눈 것으로 1891 에디션에 해당되어요.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_3
영어원서 리뷰 영어원서 추천: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아름다운 그대여, 세상에 쉽게 속지 말아요

 

 

깨끗하고 정숙한, 때묻지 않은 외견에 걸맞는 성정을 가졌던 도리안 그레이는 그의 마음을 단숨에 휘감아놓는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는 한 인물을 만나게 되면서 급격한 변화의 물결에 휘말리게 됩니다. 본인이 가는 길이 좋지 않은 길이라는 불편함이 그를 계속해서 쿡쿡 찔렀지만 그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펼치는 논리에 결박되어 그것을 따라가게 됩니다.

 

우리의 마음속에 하루에도 수천번 수만번씩 피고 지고 떠올랐다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많은 생각들과 감정들중 우리가 제대로 '언어'로 표현하고 직시할 수 있는 것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내가 가지고 있는 지극히 한정된 사고와 언어의 틀 안에서 색깔도 형태도 뚜렷하지 않은 무미무취의 생각과 감정들을 모두 다 정의하고 정리하고 구분한다는 것은 어쩌면 굉장히 건방진, 처음부터 불가능한 욕심일지도 모릅니다.

 

도리안 그레이는 그의 마음속에 일렁이는 작은 긴장들에 대한 대답을 타인이 내린 정의에서 이해하고 평가하려 했습니다. 답을 알 수 없는 미지의 것들이기에 누군가가 내게 던져주는 미끼를 덥썩 잡는 것은 더더욱 쉬웠겠지요. 그만큼 유혹은 더더욱 달콤했겠구요. 

 

미끼를 던지는 것은 타인이지만 그 미끼를 덥썩 무는 것은 그 타인이 아닌 '나 자신'이기에 그에 대한 결과를 온전히 짊어지는 것은 나 자신만이 감당해야 할 몫으로 남습니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길을 걷는 인생의 나날들은 누구나가 다 지나가는 길목이기에 크게 두려워 할 이유는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스스로 상기시켜 봅니다. 정확한 답이 보이지 않는 회색지대에서 허우적대는 것 같은 순간에 가장 눈앞에 먼저 나타나는 지점으로 전력질주를 하고 싶은 마음이 찾아온다면, 쉽지 않겠지만 억지로라도 내 걸음을 멈추고 질문해봐야 합니다. 

 

보인다고 들린다고 모두 다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내가 안다는 것이 때로는 모르는 것보다 못한 것일수도 있다는 것을.

 

그러니 아름다운 그대여, 연약한 그대여, 마음을 단단히 하고 세상에 너무 쉽게 속지 말기를.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_4
영어원서 리뷰 영어원서 추천: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정말 당신은 안녕하신가요?

 

 

20세기의 걸출한 장르소설의 거장들 중 하나, 가장 돈을 많이 버는 현존하는 작가들중의 한명인 미국의 소설가 스티븐 킹 (Stephen King)은 '글짓기'에 대한 주제로 열린 어느 강연에서 본인은 이야기를 쓸 때 스토리라인을 먼저 정해놓고 쓰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처음의 꼭지만 정해지면 글을 쓰면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는 것이 그의 작업방식이라고 했습니다. 

 

소설을 읽다보면 때로는 처음 부분만 읽었는데 끝을 다 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들을 만나게 됩니다. '혹시?'라는 기대를 가지고 끝까지 팠는데 예상과 틀리지 않는 과도하게 진부한 클리셰를 보여주면 김이 팍 새면서 기운이 빠지는 느낌이 들어요. 대중을 사로잡는데 있어서 어느정도는 필요한 '클리셰'는 있다고 하지만 그 클리셰 안에서 짜릿한 전율과 서프라이즈를 선사할 수 있느냐, 아니냐가 독자들의 마음을 휘어잡을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냐로 갈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로 이 책은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실로 오랫만에 새벽 4시까지 연 이틀간 밤을 거의 지새우다시피 하면서 읽은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이 쓰여진 것은 19세기인데다가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오늘날 현대소설에서 쓰이는 영어표현과 방식에 있어서 차이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영어 공부용이나 아직 영어 원서를 많이 접해보지 않으신 분들에게 추천드리기는 망설여져요.

 

이 책의 제목에 나와있듯이 주인공 도리안 그레이와 그의 모습을 담은 초상화, 이 두 개의 모습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면 보일 수록 이야기는 더더욱 절정에 달합니다.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초상화를 보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면밀히 살펴보고 관찰하려고 했던 도리안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제 스스로에게도 물어보게 됩니다. 비록 나의 영혼을 비추는 한 폭의 초상화는 내게 없을 지언정, 아무런 방해가 없는 장소에 우두커니 앉아 제 스스로에게 조용히 말을 거는 것만으로도 때로는 놀라운 것들을 보게 되기도 하니까요. 

 

이 책을 관통하는 큰 주제가 '유미주의'라면 오스카 와일드가 진짜 말하고 싶었던 '아름다움'이란 내면의 나와 외면의 나 사이의 운명적인 간극을 좁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 덧붙이는 글)

 

저는 이 책을 scribd 영어원서 오디오북 웹사이트를 통해 귀로 들으면서 동시에 눈으로도 읽었어요. 눈이 피로하다고 느껴지면 (새벽까지 책을 붙들고 있었으니...) 가만히 눈을 감고 오디오북으로만 내용을 감상하기도 했는데 성우분이 등장인물들마다 적절하게 차이를 두며 읽어주셔서 내용을 따라가는데 어려움은 전혀 없더라구요. 오히려 더 생생하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scribd 사이트에서 이 책을 찾아보면 몇가지 버전이 나오는데 제가 들은 건 이거에요: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_5
영어원서 오디오북: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혹시 아직 모르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scribd 웹사이트 추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 걸어놓을께요. 제 리퍼런스 링크로 가입하시면 2달을 무료로 체험하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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