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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책 서재: Non-fiction

[영어원서리뷰, 서평] The Social Animal: 전지적작가시점에서 보는 나의 인생

by Abigail 2020. 12. 12.

The Social Animal: The Hidden Sources of Love, Character, and Achievement


 

 

소셜 애니멀 - 데이비드 브룩스

카테고리: 심리학

Goodreads 별점: (포스트 작성일 기준) 3.86/5, 리뷰 21,304개 

Amazon.com 별점: (포스트 작성일 기준) 4.5/5, 리뷰 677개

 

 

 


 

 

한동안 소설책에 빠져 어딜가든 한두권의 소설책을 손에 끼고 다닌 적이 있다. (지금은 소설보다는 논픽션 - 비소설, 일반도서를 더 좋아하는 듯 ).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쓰여진 소설에서 종종 관찰되는, 캐릭터를 면밀하게 소개하는 문구들을 볼 때마다 마음 속 한구석에는 작은 의구심이 들곤 했다.

 

"만약 나도 어느 소설속의 한 인물이라면, 나는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보았을 때 나는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결코 짧은 책은 아니다. 400페이지가 넘는 제법 방대한 양이다.

 

이 책의 책장을 하나하나 넘기면서 느꼈던 것 중의 하나는 여러 방면에 걸친 저자의 방대한 지식과 이해, 인사이트는 실로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서점에서 일반적으로 심리학 책이라고 분류되기는 하지만 '심리학' 하나의 꼬리표만을 달기에는 굉장히 방대한 학문의 세계가 응축되어 있다. 행동심리학, 행동경제학, 인지심리학, 아동심리학, 교육학, 정치학, 물리학, 인류역사학 등 그가 이 책 안에서 소개하는 주제들은 실로 다양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책의 저자 데이비드 브룩스는 그런 의미에서 한 분야에 정통하는 '전문가'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라기보단 여러가지 학문을 널리 알고 이해하는 제네럴리스트(generalist)라고 생각한다. 스페셜리스트가 가진 학문의 깊이보다는 얕을 수 있을지언정 여러가지 시각에서 문제를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네럴리스트의 강점이 있다. 

 

위키피디아에서 이 책을 검색해보니 어느 미국의 생물학 교수가 그의 개인 블로그에서 이 책에서 인용된 뇌과학을 포함한 여러 과학적 지식이 깊지 못하다고 혹평했다고 나와있었다. 그 블로그의 글을 다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조심스러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그 교수의 이 책을 바라보는 관점이 약간 어긋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 책은 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위한 논문과 같은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러가지의 지식들을 실용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탁월한 성공과 행복한 삶을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데이비드 브룩스(David Brooks)는 미국의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다. '워싱턴 타임즈(The Washington Times)'에서 영화 비평가로 일한 적이 있으며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urnal)에서 기자 및 협력 에디터로도 활동했다. 미국 국영라디오방송(NPR)의 'All Things Considered'과 PBS의 'The News Hour'에서 시사해설자로도 활동했었다.

 

'저널리즘'이라는 필드에서 다양한 이력을 쌓은 것이 그가 아마 이러한 깊고 넓은 통찰력과 이해력, 분석력을 가지게 될 수 있었던 원천이 아닐까, 유추해 본다.

 

 

 


 

 

 

 

 

이 책의 구성은 꽤나 재미있다. 탄생에서 죽음 사이의 수많은 인생의 모습들을 담아내기 위해 저자는 '해롤드(Harold)'와 '에리카(Erica)'라는 두명의 가상 인물들을 설정했다. 그들의 부모들이 어떻게 사랑에 빠지며 결혼하게 되는지, 그들의 어린시절은 어떠하며 청소년기, 성인기, 중년기, 노년기를 거쳐 어떠한 신체적, 인지적, 심리적 변화를 겪는지에 대해 '관찰자'의 시선으로 면밀하게 기록하고 분석했다.

 

하나 눈여겨 볼 것은 이다문화주의인 미국의 저널리스트에 의해 쓰여진만큼 '다문화'에 대한 언급과 분석이 제법 많다는 것이다. '모든 문화는 똑같이 좋다'라는 굉장히 단순하고도 얕은 시선에서 벗어나서 다문화주의의 모습을 띄고 있는 환경에서 오는 여러가지 독특한 면면들을 주의깊게 살펴본다. 

 

이러한 세심하면서도 면밀한 점들은 이 책을 영어원서로 읽으면 더 생생하게 느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어 번역본도 잘 되어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원어의 미묘한 단어 선택, 어감과 표현으로 그려지는 스냅샷 같은 부분들이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느껴졌기 때문. 🙂

 


 

"Highly ambitious people often possess some early talent that gave them some sense of distinction. It didn't have to be a huge talent. Maybe they were among the better speakers in their fifth-grade class. Maybe they were among the best mathematicians in their small town. but it was enough so that the achievement became a kernel of their identity."

 

"Ambitious people often have a vision of an elevated circle they might join. There's a common prejudice that ambitious people are driven to surpass their fellows, to be better than everybody else. In fact, most ambitious people are driven to achieve membership in some exclusive group or club."

 

 

 

인생을 조금 살아보니 그렇다. 같은 나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같은 '성숙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러한 '갈림'의 현상은 성인이 될 수록, 나이가 들수록 더욱 분명하게 나타난다.

 

하루 하루 주어지는 시간속에서 나는 어떠한 일들을 했고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에 따라 나라는 사람의 그릇이 넓어지고 나라는 사람의 아이덴티티가 정해진다. 자기에게 주어진 것을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탐구하는 사람들은 인생에 대한 철학이 있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본인을 성찰하는 겸손이 있다. 이런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은 매우 즐겁다. 단순한 신변잡기의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의 인생을 따뜻하게 나누며 영혼에 물을 주는 깊이가 있는 나눔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는 대화조차도 매우 어렵다. 앞의 그룹과 나이가 같을 지언정 그닥 좋은 영향을 받지 못한다고 느껴 멀리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오늘날 사회에서는 롤모델을 찾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어쩌면 그런 이유들 중 하나가 이 후자 그룹같이 높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의 사람들에게 치여 그들에게 삶에 대한 열정과 목적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 아닐까. 꼰대도 그중의 한 종류일거고.

 

저자가 이야기하는, '야심있는 사람들이 성공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단순히 본인이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닌, 나보다 높은 수준에 있는 사람들과 같이 하고 싶어서'라는 지적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좋은 집, 좋은 차, 높은 연봉과 같은 어떤 외부적인 요소들은 어느정도 채워지면 그 빛을 잃을 수 있지만 나의 내면을 채워주는 요소들, 즉 '한층 더 높은 사람들과의 교류'에서 오는 정서적 만족감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쉽게 빛을 잃지 않는다고 느낀다. 그렇기때문에, '소셜애니멀', 사회적인 동물로써 인간은 그런 교류를 가지기 위해서 '더 높은 곳'을 위해 장기간동안 달릴 수 있는 거라고.

 

  


 

 

 

참 많은 밑줄을 그엇고 참 많은 클리핑을 했다.

 

한국에선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이 강력추천했다고 들었는데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생각되었다. 

 

"Winning the lottery produces a short-term jolt of happiness, but the long-term effects are invisible. The happiness gain you get from moving from poor to middle class is greater than the gain you get moving from middle to upper class; the happiness curve flattens out. People aren't happiest during the middle-aged years when they are winning the most promotions. They are happiest in their twenties and their sixties when their careers are just starting or winding down. People who place tremendous emphasis on material well-being tend to be less happy than people who don't."

 

하층/빈곤층에서 중산층/서민층으로 올라가는 것이 중산층/서민층에서 부유층/상류층으로 올라가는 것 보다 더 행복하다. 

많은 진급을 받는 30대보다 직장생활을 막 시작하는 20대, 그리고 직장생활을 마무리짓는 60대가 더 행복하다.

물질적 행복에 과도하게 중요성을 두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하지 못하다.

 

 

 

"People are pretty bad at judging what will make them happy. People vastly overvalue work, money and real estate. They vastly undervalue intimate bonds and the importance of arduous challenges."

 

많은 연구원, 과학자, 사회학자, 심리학자, 교육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

사람의 행복은 돈, 직업, 부동산 등과 같은 외부적 요소보다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행복한 관계, 어려운 일을 해냈을 때의 쾌감 등과 같은 내부적 요소에 더 많이 달려있다는 것.

 


 

 

 

 

 

The Social Animal: The Hidden Sources of Love, Character, and Achiev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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